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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치가 필요한 순간—치아 파절, 치아흡수, 잔존 치근

발치는 과격하게 들리지만 파절된 치아와 흡수성 병변, 남아 있는 치근에는 숨은 통증을 끝내는 치료가 되는 경우가 많다.

허윤도 기자썬 펫 헬스 뉴스
수의사 감수 · 썬동물병원
겹겹의 푸른 등고선이 발바닥 문양을 이루는 추상 라인 아트

개는 입안 통증에 유난히 무던하다. 이빨이 부러져도 대개 반대쪽으로 씹으며 밥을 먹기 때문에, 보호자는 식욕만 보고 아무 문제가 없다고 믿기 쉽다. 그러나 치과 진료 현장에서는 이야기의 반대편이 보인다. 신경이 노출된 치아, 녹아내리는 치근, 수개월째 통증을 일으켜 온 숨은 조각들이다.

발치는 관리 실패가 아니라 살릴 수 없는 치아에 대한 근본 치료이며, 개는 몇 개의 이빨 없이도 편하게 먹는다. 어떤 치아를 정말 뽑아야 하고 어떤 치아는 다른 방법으로 살릴 수 있는지는 수의사 진료와 치과 방사선 촬영이 있어야 내릴 수 있는 판단이다. 사료를 흘리거나 갑자기 부드러운 것만 찾고, 입을 발로 긁고, 얼굴이 붓거나 입 냄새가 달라졌다면 수의사 진료를 받아야 한다.

치아 파절—겉으로 보이는 응급

사슴뿔이나 뼈, 얼음 같은 딱딱한 씹을 거리는 치아 파절의 단골 원인이며, 위턱 큰 어금니가 비스듬히 쪼개지는 판상 파절이 대표적이다. 파절로 치수강이 열리면 세균이 치근 끝까지 곧장 침투해, 씹는 습관이 미묘하게 달라지는 것 외엔 티가 나지 않는 감염이 이어질 수 있다. 보랏빛 회색으로 변색된 치아 역시 내부 손상을 알리는 신호다.

치료는 어느 부위가 언제 부러졌느냐에 따라 갈린다. 치수가 노출된 지 얼마 안 된 파절은 치과 전문 진료에서 신경치료 계열의 처치를 검토할 수 있지만, 오래됐거나 심하게 부서진 치아는 대개 발치로 이어진다. 죽었거나 감염된 치아를 그대로 두는 것만은 수의 치과학이 한목소리로 말리는 선택이다.

치아흡수와 잔존 치근—보이지 않는 문제

치아흡수는 고양이에서 잘 알려졌지만 개에서도 드물지 않게 확인되는 병으로, 치아가 안쪽 또는 치근 표면에서부터 서서히 녹아내린다. 흡수가 민감한 조직까지 진행되면 통증이 따르지만, 겉에서는 거의 정상으로 보이거나 잇몸 경계의 작은 분홍빛 결손만 보일 수 있다. 진단은 마취 상태에서 찍는 치과 방사선 사진에 달려 있으며, 이 영상은 집에서 입을 벌려 보는 것이 아니라 수의사의 판독이 필요한 자료다.

잔존 치근은 또 다른 복병이다. 오래전 치아가 부러지며 남은 조각이나 과거 발치에서 미처 제거되지 않은 뿌리가 아문 잇몸 아래 묻힌 채 감염과 통증의 진원지가 되곤 한다. 겉보기에 멀쩡한 입안에서 수년씩 이어질 수 있는 문제라, 전문 스케일링 때 전악 치과 방사선 촬영으로 위치를 찾아 제거 계획을 세우게 된다.

발치 당일, 그리고 이후 2주

동물병원 발치는 전신마취 아래 진행되는 구강 수술로, 치근이 남지 않았는지 촬영으로 전후를 확인한다. 국소 마취와 처방 진통제로 통증을 관리하며, 대부분의 개는 당일 저녁부터 불린 사료를 먹는다. 다른 수술과 마찬가지로 부종과 출혈, 위턱 일부 치아 발치 후 비강과 통하는 구멍, 초소형견의 턱 부담 같은 부작용·합병증 가능성이 있어, 병원은 잘 됐으려니 하고 넘기는 대신 재진 일정을 잡는다.

회복 기간은 열흘에서 2주가량으로, 부드러운 식사와 딱딱한 간식·터그 놀이 금지, 잇몸의 부기나 분비물을 매일 살피는 일이 전부다. 회복 속도와 통증 반응에는 개체차가 있어 재진에서 진통 계획을 조정하는 개도 있다. 만성 통증의 근원이 사라진 뒤 몇 살은 어려진 듯 활발해졌다는 보호자들의 후기는 수의사들에게 익숙한 결말이다.

내원 전 체크리스트

  • 한쪽으로만 씹기, 사료 흘리기, 딱딱한 간식 회피 같은 변화를 기록한다.
  • 주고 있는 딱딱한 간식과 장난감을 적어 가 위험한 것을 점검받는다.
  • 과거 스케일링이나 발치 기록을 날짜와 함께 챙겨 간다.
  • 이전 마취 경험과 회복 경과를 수의사에게 알린다.
  • 이번 처치에 치과 방사선 촬영이 포함되는지 미리 확인한다.

메디인덱스 기사는 일반 정보 제공 목적이며 의학적 진단·조언·광고가 아닙니다. 결과에는 개인차가 있으므로 개별 판단은 전문의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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